선거는 구도, 인물, 캠페인이다

” 선거는 구도, 인물, 캠페인이다”

일반적으로 선거를 좌우하는 3요소로 구도, 인물, 캠페인을 말한다.
유권자들은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우선순위로 선거 구도를 고려하고, 다음에는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비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선거 캠페인 등 당시 선거분위기에 따라 한 표를 행사한다.

▶ 구도
구도란, 출마지역구에서 선거를 둘러싼 당시의 지역적 정치 환경, 출마자 경쟁 상황, 그리고 전략적 대립구도 등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선거캠페인 전문가들은 선거 구도가 후보자 당락의 60% 정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역적 정치 환경이란 일정 지역의 정치적 영향력, 즉 정당지지도, 이념적 특성 등이 반영된 것이다. 우리 나라와 같은 지역적 대립구도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후보자의 정치 환경이 당선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호남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이 어렵고, 영남지역에서 열린우리당 후보의 당선도 기적인 것처럼 지역구의 정당 지지도가 가장 큰 규정력을 가진다. 비교적 정당 지지도가 경합인 수도권에서는 해당 지역구의 정당 지지층의 결집정도와 충성도 등이 당락을 좌우한다.


정당지지도와 충성도가 비슷한 경우에는 해당 선거구에서 양자 대결인가? 다자대결인가? 등등에 따라 큰 판의 선거결과가 좌우된다. 이것이 구도의 출마자 경쟁 상황이다. 유사한 지지층을 가진 경쟁 후보자가 있을 경우는 투표에서 불리하게 되는 것은 뻔한 것이기 때문이다.
97년 대선에서는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의 당선이 어려운 구도였을 것이다. 거꾸로 당시 이회창 후보가 낙선한 것은 이인제 후보의 출마를 막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다. 97년 1월 신동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시 유력한 대권 후보자는 박찬종-김대중-이회창 순이었다. 그러나 이인제의 등장으로 경선 판도가 변화하고, DJP연합으로 양자구도로 변화하면서 김대중 후보가 20만표 차이로 대선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97년 1월, 박찬종-김대중-이회창 순 = 97년 대선 때의 일이다. 그해 1월 동아일보 자매지 ‘신동아’는 현대리서치와 공동으로 전국 성인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당시 집권여당 신한국당에는 ‘9룡’이 대권을 향해 군웅할거하고 있었고, 야권에서는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여야 후보들이 모두 대통령 선거에 나온다면 누구를 찍겠느냐’는 물음에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이는 박찬종 신한국당 상임고문이었다.
박 고문은 20.2%로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19.2%)를 근소한 차로 앞질렀다. 다음으로는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상임고문이 12.0%로 3위를 기록했고, 조순 서울시장이 6.2%로 뒤를 이었다. 신한국당 주자들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박찬종·이회창 고문 순이었다.
‘세계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여야 후보를 망라한 조사에서 박찬종(27.4%)-김대중(20.4%)-이회창(19.0%)순이었다. ‘한겨레’가 실시한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가장 바람직한 인물’을 묻는 조사에서는 박찬종(33.5%)-이회창(25.2%)순이었고, ‘한국일보’ 조사에서도 박찬종-이회창-이홍구 순이었다.
이같은 조사가 발표된 이후 정치권의 상황은 급변했다. 상도동계의 좌장이었던 최형우 고문이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깜짝 놀랄 젊은 후보’ 이인제 당시 경기지사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TK출신 김윤환 고문이 ‘킹메이커’를 자임하며 이회창 후보 만들기에 앞장서면서 신한국당 경선 판도는 급격히 이회창 대세론으로 기울었다.
줄곧 2등을 기록하던 김대중 총재는 이회창 후보 두 아들의 병역문제가 불거진 이후 지지율 1위로 올라선 이후 이인제 후보의 독자 출마와 ‘DJP연합’을 통해 20만표차로 대선 승리를 거머쥐었다.


◆‘노풍’ 예상 못한 2002년 1월 여론조사 = 2002년 대선 여론조사 결과 역시 실제 대선 결과와는 큰 편차를 보였다. 대선이 치러진 2002년 1월까지만 해도 2000년 총선 이후 이회창 총재가 30%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며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었고, 여당에서는 이인제 고문이 거의 유일한 대항마로 인식돼 있던 시점이었다.
2002년 1월 ‘한국일보’가 ‘차기 대통령감으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31.7%로 부동의 1위를 달렸고, 민주당 이인제 고문이 16.8%로 2위,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8.3%)-민주당 노무현 고문(8.2%)-고 건 서울시장(4.6%)-무소속 정몽준 의원(4.4%)-민주당 정동영 고문(2.5%) 순이었다.
‘내일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2002년 1월 조사에서는 당시 집권여당인 새천년민주당 차기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도를 묻는 질문에 이인제 고문이 37.8%로 가장 높았고, 노무현 고문(18.2%)-고건 서울시장(13.4%)순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 조사에서도 이인제(24.8%)-노무현(14.9%)-정동영(8.1%) 순이었다.
이들 여권 예비후보들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의 1:1 가상 대결에서는 이인제 고문과의 가상대결에서만 오차 범위 내에서 근소한 차로 앞섰을 뿐, 이 총재가 여타 모든 여권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섰다.
‘서울신문’ 조사에서는 ‘여당 대선 후보로 누가 유력한가’라는 물음에 이인제 고문이 44.6%로 노무현 고문(11.5%)을 세배 이상 크게 앞질렀고, 2002년 2월 실시한 ‘세계일보’ 조사에서도 이같은 큰 격차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세계일보’ 조사 한달 뒤 실시된 국민경선에서 광주 경선을 기점으로 ‘노풍’이 점화됐고 광주 경선 이전까지 실시된 모든 여론조사는 ‘그땐 그랬지’라는 구문이 되고 말았다.
97년과 2002년 두 번의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실시된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대선 과정에 얼마나 여론의 진폭이 클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높은 지지율에 기대 안주하는 선두주자 지지율의 불안정성과 추격하는 후발주자가 여론의 역동성에 힘입어 급부상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음을 잘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2007년 대선 과정 역시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가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떤 계기로 여론이 널뛰기를 할 지, 앞서가는 주자는 이같은 변화 가능성을 어떻게 대비할 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내일신문) 구자홍 기자 jhkoo@naeil.com



또다른 선거구도 요소로는 전략적 대립이다. 즉, 주요 이슈로 인해 후보자간 전선이 대립하는 경우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주요 아젠다였다. 즉, 후보자들 간의 전선은 탄핵을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로 나뉘어져 있었다. 선거는 바로 탄핵을 반대하는 열린우리당의 앞승이 되었다. 최근, 미국의 2006년 중간선거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부시행정부의 ‘이라크전쟁 실패’에 대한 국가적 아젠다가 다른 구도 요소보다 앞서, 전통적으로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었다. 


▶인물
선거에서 인물적 요소는 후보자의 경쟁력과 자질 등을 의미한다. 선거의 구도가 다소 불리하더라도 후보자의 능력이 뛰어난다면,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100표차 당락이 좌우된 곳이 517곳이나 되는 것을 보면, 팽팽한 선거구도에서 인물 경쟁력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수도권 기초단체장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압승한 가운데, 당시 민주당 후보로 서울에서는 관악구 김희철, 성동구 고재득, 중구 김동일, 경기도에서는  부천 원혜영, 광명 백재현, 군포 김윤주, 이천 유승우 시장 등은 당선된 사례가 있다.
일반적으로 후보자의 경쟁력은 선거에서 30%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문제는 상대후보의 약점과 비교하여 우리 후보의 장점을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잘 알리느냐이다.


☞ 경기도 군포시 김윤주 시장 사례 # 사진 1 김윤주 선거 홍보물 : 책임 정창교
당시 선거상황은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비리문제로 ‘국민의정부’의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선거 6개월 전의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도는 민주당 25% / 한나라당 31%로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다. 게다가 한나라당 후보는 지역토박이 출신으로 서울법대를 졸업한 전직 시장출신인 반면에 민주당 김윤주 후보는 타 지역 출신인데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에 노동운동가 경력이 유일했다.
DJ 심판론을 앞세운 한나라당 후보에 맞선 선거 전략으로 김윤주 당시 시장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부각시켰다. 김시장은 재임 중에 군포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 행정능력에 있어서는 큰 업적을 남겼다. 정부 및 시민단체 평가에서 군포시가 전국 1위의 자치구라는 실적을 이루었다. 선거 캠프에서는 객관적인 수상실적에 근거해서 김시장을 전국 1등의 기초단체를 만든 시장으로 집중 홍보했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1등 도시, 1등 시장”이라는 컨셉은 상대후보에 비해 학력, 지역연고, 정당 지지율 등 정치구도에서 열세인 상황을 돌파해 나갔다. 결국 김 시장은 민주당 지지층에게 승리의 확신을 심어주면서 부동층에서 압도적 우세를 확보하면서 8,000여 표 차이의 대승을 이루었다.


▶캠페인
선거캠페인인란 선거운동 기간 내에 제한된 인적, 물적, 사회적, 환경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협력적 활동이다. 다수인의 협력을 통하여 동원가능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사고, 좋은 판단력, 그리고 올바른 의사결정이 요구된다.
정치구도와 후보자 경쟁력이 고정불변이라면 선거캠페인은 유동적이다. 일반적으로 캠페인이 선거결과에 미치는 효과는 실제 득표의 5-10%라고 한다.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선거 캠페인으로 5-10%의 득표 효과를 올리는 것은 실제 선거에서는 관건적이다. 아무리 선거구도가 불리하다하더라도 상대후보의 약점에 대비한 우리 후보의 장점을 잘 부각시키는 효과적인 선거캠페인을 전개한다면 접전지역의 경우 그 결과를 뒤바꿀 수 있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경남 함양군수 선거는 불과 31표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등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1, 2위 득표 차이가 100표 이내인 곳이 7곳에 달했다.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500표차 이내인 곳이 17곳이었으며,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100표차 이내인 곳이 502곳이었다. 특히 기초의원의 경우 5표차 이내인 곳도 무려 29곳에 이르렀다.
2000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보면, 2,000표 이하의 표차로 당선이 된 지역이 28곳, 500표 이하로 당선된 지역은 9곳이었다. 또한 탄핵열풍이 불었던 2004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2,000표 이하의 표차로 당선된 지역이 20곳, 500표 이하로 당선된 지역은 5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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